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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기1 - 230309 목]블로그 타이틀에 걸맞게 진짜 일기 씀.

by 호호호맨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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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호호맨입니다.


제 블로그 이름은 호호호맨의 일기쨩 입니다.

근데 정작 리뷰하고, 후기쓰고 그러느라 일기다운 일기를 쓴적은 없습니다.

아마 블로그니까 뭔가 조금이라도 정보를 담아야 한다는 강박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서 오늘은 진짜 일기를 쓸겁니다. 아무 정보도 없고, 쓸모도 없는 순도 100% 일기입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계속 다나까 말투를 써왔지만 일기에선 편하게 쓸겁니다.

아무튼 오늘은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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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에 기상을 했다. 알람은 7시 50분이지만 항상 8시가 다돼서야 일어난다.

이불 밖은 공기마저 차갑다. 온기로 가득했던 침대에서 벗어나 차가운 세상을 맞이해야한다.

오늘 아침은 유난히 일어나기가 힘들다. 아마 어제 새벽까지 마신 술 때문일 것이다.

아직 쌀쌀한 아침을 피해 계속 따뜻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바람은 나의 매일 샤워시간을 연장시킨다. 그리고 그 끝은 항상 시간에 쫓겨 머리를 말리고 대충 눈에 보이는 아무 옷가지나 걸쳐 입고 후다닥 뛰어나가는 나의 모습으로 귀결된다.
오늘도 평소와 다를바 없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지하철은 보통 8시 32분에서 33분 사이에 도착한다. 8시 26분에 집을 나왔으니 시간은 충분했다.

하지만 불행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기 마련. 지하철이 오늘따라 1분이나 일찍 도착해버렸다. 역에 도착했다는 전광판 안내를 보고 힘껏 달렸지만 도착했던 지하철은 이미 떠나버렸다.

아침부터 허탈하다. 이로써 나는 지각이다. 소장님이 늦기만을 바랄 뿐이다.

다행히 소장님은 나보다 늦으셨다. 대리님만이 나의 지각을 알지만 나도 어제 대리님의 지각을 알고있다. 대리님과 나는 서로 같은 처지이기에 서로를 온전히 이해해 줄 수 있는 사내의 유일한 안식처 같은 존재이다. 비록 서로 말은 별로 안하지만, 내면에서 느껴지는 동질감이 있다.

오늘 회사의 일과는 별게 없었다. 지난 금요일부터 구로동 지식산업센터의 계획을 시작했다. 소장님 두분중 한분은 평면도를 그리며 규모검토를 하시고, 대리님은 면적계산을, 나는 스케치업으로 콘타를 만들어 왔다. 오늘은 소장님 평면도를 기반으로 대략적인 매스와 입면을 계획했다. 대리님도 마찬가지였다.

입면의 케이스 스터디와 그를 기반으로 구상한 매스를 옐로페이퍼에 그려본다. 어제의 늦잠으로 인해 졸음이 쏟아진다. 하필 오늘 지각을 하는 바람에 커피도 못사왔다. 일 + 노카페인 + 늦잠의 힘은 효과적이었다.

내가 잠을 잔건지 일을 한건지 모를 시간들이 지나고 대표 소장님이 회의를 하자고 했다.

그냥 잠깐 다른 소리를 하자면, 나는 건축을 잘한다. 5년동안 배우고, 실무도 1년 넘게 했으니 당연하기도 하다. 아마 내가 가장 잘 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나는 건축을 제일 못한다. 이곳 뿐만이 아닐수도 있다. 아무튼 이곳에서 나는 제일 잘하는 일을 제일 못하는 사람이다. 이 사실이 늘 나를 괴롭힌다.

나는 제일 못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의 계획은 늘 소장님 눈에 차지 않는다. 대리님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나보다는 낫지만 대리님도 항상 혼난다. 혼나는 건지 배우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사실 몇달전, 거의 대부분의 일을 도맡아 하던 팀장님이 퇴사하시고, 소장님은 우리한테 그분의 능력만큼을 원하시는 것 같지만 우린 그럴수 없다.

아무튼 그렇게 혼남과 배움을 동시에 받으며 회의가 끝났다. 소장님의 지시에 따라 입면 계획을 다시 생각해본다. 하지만 벌써 5시가 다 되었다. 이쯤 되면 이제 일이 손에 잘 안잡힌다.

1시간 가량 일을 하지도, 안하지도 않은 시간을 보내고 퇴근을 한다. 내일은 지각하지 않고, 커피도 사가리라 다짐을 하고, 건축을 잘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며 맘스터치를 먹는다.

맘스터치는 맛있다. 이전에 내가 블로그에 써올린 허접한 시가 생각난다. 햄버거는 언제나 나를 위로해준다.

아무튼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가 되길 바라며 일기를 마쳐야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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