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회사에서 있었던일 - 현장을 나갔다

호호호맨 2023. 2. 1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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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호호맨입니다.



저는 건축사사무소를 다니는 직원입니다.

지금 올해로 2년차가 되었고, 전공이 건축이었지만 다른일을 좀 하다가 뒤늦게 다시 전공을 따라 건축사무소에 취직하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건축사사무소 직원인데, 학교를 5년이나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아는게 정말 없습니다. 오죽하면 전공과 전혀 상관없던 이전 직장에서 제 담당업무에 대한 지식이 더 많았습니다(당시 노무 관련 업무 담당자였음). 그래서 좀 힘이 듭니다.
아마 저만의 고충은 아닐것 같긴 합니다.

아무튼 오늘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직원이 10명도 채 안되는 소규모 사무소입니다. 사무실도 작아서 매주 금요일마다 직원들이 청소를 합니다. 근데 지난주 금요일에 쓰레기봉투가 다 떨어졌는데 오늘 알았죠.

저는 쓰레기봉투를 사오라는 명을 받아서 근처의 마트에 가서 쓰봉을 사왔습니다.

사오니까 갑자기 외근을 가자더군요.
현장에 감리를 가는 것이었는데, 어떤 공사부위를 보러가는지 전혀 설명을 못듣고 그냥 갔습니다 일단은.
도면이랑 필요한 준비물은 대리님이 다 챙기셨더군요.

암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10층짜리 근생이었습니다.
저는 이 프로젝트가 착공에 들어가고 나서 입사를 했기에 어떤 건물인지 잘 모릅니다.

암튼 1층에서 기계식주차장 공사가 진행중이더군요.

마냥 신기합니다.

하지만 오늘 감리대상은 이게 아닙니다. 애초에 건축감리에 포함되는 내용이 아닌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흰 바로 10층으로 갔습니다.

한층에 실이 하나있는 근생인데, 내부에 eps등 샤프트가 있습니다.

대리님이 샤프트 문 치수를 줄자로 재더군요.
그러곤 치수들을 불러주셔서 제가 받아 적었습니다.

근데 치수가 도면과 상이합니다.
아마 이 문들이 어떠한 이유로 도면대로 시공이 되지 않아서 도면을 수정해야 하나봅니다.

암튼 한층씩 내려가면서 다 재보고, 화장실 치수도 재고 그렇게 내려왔습니다.

아참 옥상도 가봤습니다.
여기선 따로 할일이 없었습니다.


1층으로 와서 건물 외관을 한번 봐줍니다.


바로옆에 얼마전에 준공된, 저희 사무실에서 설계한 근생도 한번 봐줍니다.

건축을 하다보면 정말 이해가 잘 안됩니다.
정말정말 간단한, 일반인도 이 건물은 나도 설계할 수 있겠다 싶은 그럼 간단한 건물도 준공이 되기 위해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도면만 몇백장이 넘고, 도면 그리면 행정절차는 왜그렇게 복잡한것이고, 어찌저찌 허가 받아서 착공하면 현장 상황은 왜그리 돌발상황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 또 도면을 수정하고, 다 지으면 사용승인 받는것도 일입니다.
근데 박봉입니다.

학교도 5년이나 다녔는데 회사를 가면 아는게 없어서 또 배우면서 해야합니다.
그렇게 회사에서 실무수련 3년을 거치고 비로소 건축사 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생기면 또 학원을 다닙니다.

힘들게 힘들게 건축사 자격증을 땁니다.

그래도 막 살림살이가 엄청 나아지진 않습니다.

아무튼 건축업계가 너무 박한것 같습니다.

사무실로 돌아가는길에 소장님은 데자와, 대리님은 핫식스, 저는 쬬꼬우유를 한캔씩 마시면서 몸을 녹입니다.
사실 대리님은 몸을 더 얼린것 같습니다.

건축업계가 조금 더 밝아지길 기원합니다.

아무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들어가보겠습니다.
이상 호호호맨의 타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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